중국은 '산꿔(3國)'의 수렁에 빠져 있다
중국은 '산꿔(3國)'의 수렁에 빠져 있다
  • 우수근 중국 산동대학교 객좌교수
  • 승인 2020.03.17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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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근의 한중일 삼국지

과학저술가인 매트 리들리(Matt Ridley)는 저서 《이성적 낙관주의자》에서 중국 사회의 불평등 문제에 대해 일반적 견해와는 다른 관점을 제시 했다. 

“중국에서 부자들의 소득이 빈자들의 소득보다 더 빠르게 증가하면서 중국내에서의 불평등은 더 심해지게 되었다. 그러나 중국의 빠른 경제성장은 전세계 차원에서 보았을때 세계의 빈부격차를 그만큼 빠르게 축소시키는 효과도 가져왔다”는 것이다. 중국의 성장이 국내적으로는 문제가 있긴 하지만, 인류 전체적으로 볼때는 나쁜것만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이와 관련, 원자바오溫家寶전국무원총리의 “우리 중국이 13억인구를 먹여살리는 것 만으로도 우리는 전세계에 기여 하는것”이라는 농담 아닌 농담은, 중국의 이웃인 우리에게는 우스갯 소리로만 들리지 않는다. 

만약 14억의 중국이 성장을 멈추거나 혹은 중국이 ‘산꿔(3國) 문제’를 잘 대처하지 못하여 크게 요동이라도 치게 되면, 우리에게 미칠 파급력은 생각만 해도 아찔한 일이기 때문이다. 성장할수록 온갖 어려움이 불거지는 가운데 끙끙거리고 있는 이웃 중국을 보다 냉철하고 합리적으로 지켜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14억의 인구라는, 거대한 잠재 시장을 갖고 있는 중국영토 곳곳에는 다양한 지하자원과 천연자원이 적지 않게 매장되어 있다. 나아가대륙 곳곳에는 중국 각시대의 다양한 유적과 유물이 묻혀있어 그야말로 ‘보물단지’와도 다름 없다. 

외국의 입장에서는 매우 부러운 조건이다. 하지만 정작 중국에게 반드시 좋은것만은 아닌듯 보인다. 땅이 너무 크고 또 인구 또한 너무 많기 때문에 생길수밖에 없는 ‘대국병’을 앓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이러한 중국의 대국병을 국내(國內)문제, 국경(國境)문제, 국제(國際)문제로 분류하여 ‘3국(3國)문제’라고 명명하며 예의주시해 왔다. 이에 대해 간단히 알아보도록 한다. 

먼저 중국의 국내문제이다.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 없다’는 우리말 속담처럼, 우리나라도 5000만명정도 밖에 안되는 인구이지만 다양한 문제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하물며 14억명이 넘는 중국은 어떻겠는가. 설상가상으로 중국에는 아직까지도 호적에 등재되지 않은 ‘검은아이들’ 또한 적지 않은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까지 포함하면 중국의 인구는15억명이 넘을것 이라는 추산도 있다. 

이많은 인구들이 모여서 북적거리며 살아가고 있는 곳임에랴. 게다가 역사적으로 남달리 개인주의가 강한 그곳이 아닌가. 이를 고려할때, ‘생각지도 못한’ 일이 하루가 멀다 하고 터져 나오는것도 이상하지 만은 않을것이다. 오죽하면 중국의 고위당국자들이 ‘띠따런뚜어’ 즉, ‘아아, 우리 중국은 땅이 너무 크고 사람도 너무 많아서 힘들어…’ 라며 탄식하곤 하겠는가. 

이처럼 우리는, 중국을 마냥 부러워만 할 것이 아니라 그들이 품고 있는 내면의 고충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시진핑 정권 앞에는 혀를 날름거리는 구렁이 들처럼 국경 문제와 국제 문제가 똬리를 틀고 앉아 있다. 

중국은 거대한 영토이니 만큼 무려 14개국과 육로로 영토를 맞대고 있다. 이가운데 베트남이나 인도 등을 포함한 몇개의 이웃나라와는 아직도 영토분쟁을 벌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육지와는 별도로 일본을 포함한 6개국과는 영해 분쟁도 벌이고 있다. 

국제사회에서 영토관련 사안은 국민감정과 직결되어, 민족주의로 비화하거나 급기야는 전쟁까지 불사할 정도로 휘발성이 강한 문제이다. 이는 큰 나라건 작은 나라건 거의 예외가 없다. 어느 나라든지, ‘죽으 면죽었지 영토는 터럭 한치도 양보할 수 없다!’는 초강경 입장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불행히도 영토나 영해 문제를 둘러싸고 적지 않은 나라들과 옥신 각신 하고있다. 이상황에서 가령 중국이 어떤특정한 주변국을 덩치가 작다고 무시하며 함부로 대했다간 다른 주변국들이 어떤식으로 공동전선을 구축하며 나올지 모른다. 아무리덩치큰 중국이라도 영토관련 문제는 정말이지 골치가 아픈 사안이 아닐수 없는 게다. 

마지막으로 국제문제이다.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부상은 거침 없다. 하지만 세상에는 항상 좋기만 한 일은 없는 법. 중국이 성장할수록  미국의 견제도 심해지고 있다. 일본도 마찬가지다. 중국에 대한 침략의 원죄를 지니고 있는 일본 역시 중국이 부상할수록 그만큼 더 두렵고 초조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중국이 부상할수록 그에 대해 맞서는 입장에 놓인 미일 양국은 공동전선을 한층 더 강화하려 한다. 

진짜 문제는 미일 양국의 공동전선은 양국의 결합으로만 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양국은 다른 나라들도 그들의 공동전선 안으로 끌어들이려 하고 있다. 예를 들어 중국 서쪽 국경을 맞대고 있는 베트남은 중국과의 사이가 엄청 나쁘다. 중국에게 1,000년 정도 지배당했으니 중국에 대한 베트남의 증오는 정말이지 뿌리깊지 않을 수 없다. 

이에 더해 미일양국은 중국의 또 하나의 숙적이라 불리는 인도까지 규합하고 있다. 인도 또한 중국과 영토분쟁을 벌이고 있으며 얼마전에는 서로 총격전을 전개 하기도 했다. 지금도양국은 국경 분쟁지역에 서로 군사를 배치한채 대치하고 있는 중이다. 이러한 상황을 미일 양국이 모를리 없다. 

이런식으로 미일 양국은 중국과 관계가 나쁜나라, 그리고 관계가 나쁠여지가 있는 나라를 중심으로 합종연횡의 대중공동전선 강화에 여념이 없다. 이 또한중국으로서는 여간 골치 아픈 문제가 아닐 수 없는 것이다. 

이처럼 3국 문제에 시달리고 있는 중국을 나는 일본의 스모선수에 비유하기도 한다. 엄청난 덩치를 자랑하는 스모선수들, 그들을 과연누가 건드릴수 있겠는가. 하지만 그들에게도 매우 치명적인 ‘적’이 존재한다. 다름 아닌, 바로 ‘복합합병증’이다. 

스모선수는 달리 말해서 ‘초거대비만 증환자’라고 할수도 있다. 이들이 건강하게 장수하기 위해서는 다이어트를 해야 한다. 하지만 스모 선수들이 살을 뺀다면, 스모 선수로서의 역할은 쉽지 않게 된다. 스모 선수로 활약하기 위해선 큰 덩치가 필요하고 그러려다 보면 치명적인 복합합병증에 시달려야 하는 진퇴양난의 딜레마가 생긴다. 

중국은 14억이라는 인구를 지닌 ‘전례없는’ 단일국가다. 마치 복합합병증과도 같은 3국문제로 시달리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지금보다 몸집을 줄여 ‘상하이국’, ‘베이징국’, ‘광동국’과 같은 몇개의 소규모 국가로 쪼개는건 어떨까? 아마 중국공산당 최고지도부 부터 맹렬히 반대할 것이다. 

그들로서는 조그마한 나라의 최고지도자가 되기 보다는 세계 최대의 인구 대국이자 엄청난 규모의 영토대국 수장으로 있는것이 훨씬 폼날 것이기 때문이다. 세계의 부러움을 사고 있는 중국이라 하더라도 그 앞날이 마냥 밝지만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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