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 개학 연기하면 뭐하나? 학원가는 학생들 '북적'
초중고 개학 연기하면 뭐하나? 학원가는 학생들 '북적'
  • 온라인뉴스팀
  • 승인 2020.03.26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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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교육부가 휴원을 권고했지만 서울 내 학원의 11%만 휴원했다. 24일 서울교육청에 따르면 23일 오후 2시를 기준으로 서울지역 2만5231개의 학원, 교습소 가운데 2839곳만 문을 닫았다. 사진은 이날 서울시내 학원가의 모습. 2020.3.24/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권혜정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개학이 연기된 지 4주가 흘렀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전국 초중고교가 문을 걸어잠그고 있지만 정작 학원들은 코로나19에도 아랑곳 않는 모습이다.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에 거주하는 중학생 학부모는 "아이가 다니는 학원이 계속 휴원하다 지난주부터 수업을 시작한다고 해 보내봤는데, 아이 말에 의하면 중1만을 제외하고 모두가 왔다더라"며 "학원이 '북적북적'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동네에 확진자도 많지 않고, 마냥 학원을 쉴 수 없어 보내긴 했는데 찝찝한 마음을 지울 수 없다"고 불안해 했다.

충청도에서 초등학생을 키우는 한 학부모도 "아이가 다니던 수학학원이 다시 문을 연다며 아이를 등원시키라고 연락해 왔다"며 "코로나19 때문에 등원을 시키지 않겠다고 학원에 말해놓긴 했는데, 혹시 이런 경우 학원 진도는 어떻게 되는 것인지 궁금하다"고 물었다.

학교 개학이 한달 가까이 미뤄지고 이에 맞춰 학원의 휴원 기간이 길어지자 전국의 학원이 대부분 영업을 시작하고 있다.

학원의 정상영업에 따라 학원에 가는 아이들이 늘자 인터넷 카페 등에는 최근들어 "학원에 다들 아이들을 보내고 있나", "정말 우리 아이만 학원에 가지 않고 있는 것인가"라는 등의 질문이 부쩍 늘었다. 개학 연기 기간이 길어짐에 따라 커지는 교육공백을 무시할 수 없는 학부모들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26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25일 기준 서울 시내 학원·교습소 2만5231곳 중 3889곳만 휴원했다. 문 닫은 학원이 전체의 15.4%에 불과, 전체의 85% 가량이 정상 운영을 하고 있다.

이는 지난주 금요일(20일) 26.8%에 비해 크게 줄어든 수치다. 특히 마포·서대문·은평구의 학원 휴원율이 9.7%로 가장 낮았다. 강동·송파구는 11.8%, 강남·서초구도 13.1%에 불과했다. 학원 휴원율이 20%를 넘은 지역이 동대문·중랑구(24.5%) 동작·관악구(28.1%) 두 곳밖에 없었다.

학원의 경우 비말(침방울), 접촉 등으로 주로 전파되는 코로나19 특성상 밀폐된 장소에서 여러 명의 사람이 모이기 때문에 집단 내 감염 가능성이 높다. 실제 학원 내에서 감염되는 사례도 점차 늘고 있다.

이에 정부는 학원 휴업을 향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정부와 서울시는 PC방과 노래방과 함께 학원에도 다음달 5일까지 운영 중단을 권고하고 영업을 계속할 경우 필수방역지침을 준수하는지 현장점검을 강화하는 한편 지침을 위반하는 곳은 집합금지 명령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학원 휴원률은 이를 비웃듯 높아져만 가고 있다.

이유원 한국학원총연합회 회장이 25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국학원총연합회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책발표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0.3.25/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학원계가 정부 압박에도 불구하고 문을 여는 이유는 심각한 경영난 때문이다. 한 달여가 넘어가는 휴원 기간에 실제 폐업을 결정하는 학원들도 속출하고 있다. 이에 한국학원총연합회는 25일 기자회견을 통해 "학원도 유치원처럼 교습비 환불 시 50%를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지원하는 정책을 수립해 달라"고 요구했다. 학원계에 대한 지원 없이는 학원 문을 닫지 않겠다는 선포와도 같다.

서울시에 거주하는 한 학부모 A씨는 "학원에 아이를 보내지 않아야겠다 결심했더라도 주변의 모든 아이들이 학원에 가게 되면 혹시 내 아이가 뒤쳐지진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들 수밖에 없다"며 "보다 강력한 조치가 필요해보인다"고 말했다.

학원계의 이같은 모습에 서로를 독려하며 아이들을 학원에 보내지 않을 것을 호소하는 이들도 있다.

서울에 거주하는 한 학부모는 "'우리 아이와 우리 가족은 괜찮을거야'라는 안일한 생각은 버리자"라며 "전염병은 사람을 가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학원에서 출석률이높다며 '당신의 아이만 오지 않는다'는 말이 진짜일 수도 있지만 실제 조카의 경우 '모두 다 학원에 온다'는 말에 알아보니 전체의 30~40% 정도만 출석하고 있었다"며 "제발 아이의 건강부터 생각하자. 학원에 보내지 말자"고 강조했다.

초등학생 아이를 학원에 보내지 않고 있는 학부모 B씨(33·여)도 "학원 입장에서는 고민이 많겠지만 학부모 입장에서 공교육이 교육을 시작하지 않은 상황에 학원을 보내기에는 부담이 크다"며 "이에 학원 측의 수요 조사에 '학교가 개학하면 보내겠다'는 의사를 수차례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어 "학원은 학교보다 협소한 공간에서 활동들이 진행되고 공적 규제 적용이 강하게 들어갈 수 없기 때문에 학원 스스로의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개학 연기 기간인 4월5일까지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기 위한 후속조치로 '학교 안팎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추진한다. 이 일환으로 학원에 대한 방역수칙 점검을 강화, 현장 점검 결과 필수방역지침을 준수하지 않는 학원에는 감염병예방법 제49조 제1항제2호에 따라 지자체가 영업금지(집합금지) 행정명령을 발동할 수 있다.

집합금지 명령에도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지자체장이 3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 학원에서 확진자가 발생하면 입원비와 치료비, 방역비 등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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