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교사가 초등생 가르치자" 합쳐놓긴 했는데…형식적 통합
"중학교 교사가 초등생 가르치자" 합쳐놓긴 했는데…형식적 통합
  • 온라인뉴스팀
  • 승인 2021.10.26 21: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등교 중인 초등학생. /뉴스1 News1 이성철 기자

(서울=뉴스1) 정지형 기자 = 서로 다른 학교급이 학교 시설 등을 공유하는 '통합운영학교'를 두고 운영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제안이 이어지고 있지만 반대 목소리도 작지 않아 논의가 더디게 흐르고 있다.

26일 교육계에 따르면, 이전부터 통합운영학교가 형식적 통합에 그친 채 취지에 부합하지 않게 운영되고 있다는 비판이 적지 않았다.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 주요사항 마련을 위해 지난 22일 진행된 공청회에서도 통합운영학교에 관한 지적이 나왔다.

정책연구를 맡은 이승미 한국교육과정평가원 교육과정연구실장은 "필요한 경우 (통합운영학교가) 점진적인 학교급 간 교육과정, 교원, 시설 등에서도 연계·통합해 운영하는 방안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 실장은 통합운영학교가 형식적 통합은 이뤄졌지만 교육과정 편성과 운영에는 여전히 칸막이가 쳐져 있어 통합의 의미를 제대로 살리고 있지 못하다고 봤다.

학령인구가 감소하면서 통합운영학교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통합운영 방식 개선 필요성이 부각되는 모습이다.

통합운영학교는 초등학교나 중학교가 한 건물을 공유하거나 중학교와 고등학교가 합쳐져 운영되는 등 학교급 간 통합이 이뤄진 학교다. 한 교장 아래 서로 다른 두 학교급이 시설을 공유하는 식이다.

처음에는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농산어촌 지역 소규모학교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통합운영학교가 도입됐다. 최근 들어서는 신도시에서 신설 학교 부지가 부족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통합운영학교가 세워지기도 한다. 지난 3월 기준 전국에서 통합운영학교 총 119개교가 운영 중이다.

교육계에서는 통합운영학교의 화학적 결합을 두고 회의적인 시각도 짙다.

교원양성 구조 자체가 교대와 사범대로 나뉘어 있는 만큼 교원양성체계를 개편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지적이다.

일선 교사 사이에서도 초등과 중등교육은 서로 다른 전문성을 요구하는 부분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초등학교는 전인교육, 중·고교는 진로진학을 목표로 교육과정이 운영되는 점도 두 학교급 간 간극을 보여준다.

신현욱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정책본부장은 "예비교사뿐 아니라 대학교수와 교원단체에서도 초·중등 교차지도에 부정적 의견이 많다"고 말했다.

교원양성체제 발전방안을 수립 중인 교육부는 혁신위원회를 통해 통합운영학교를 뒷받침할 방안을 부분적으로 찾고는 있지만 논의에 진척은 크지 않은 상태다.

교육부 관계자는 "전체 교사·학부모·학생 이해가 우선돼야 하는 면이 있다"며 "교원단체별로 다를 수 있지만 신중론을 펴는 입장도 많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시·도 교육청들은 학교급 간 교차지도를 위해 초중등교육법 개정을 교육부에 요구한 상태다. 현재까지 법적 근거가 없어 교차지도가 활발하게 이뤄지지 못했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교육청들이 교차지도 필요성은 얘기하지만 현재 통합운영학교에 근무하는 교사를 위한 장치 마련에는 소극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서동용 의원실이 공개한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지난해 통합운영학교 신규발령 교원 대상 연수를 진행한 곳은 17개 시·도 교육청 중 4곳에 불과했다.

서 의원은 "교육청이 우선 통합운영학교 교원 역량 강화를 위한 연수 등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전문연수를 해야 한다"며 "법제도 정비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교육청이 제 역할을 안 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