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하듯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라
연애하듯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라
  • 우수근 콘코디아 국제대학 대외교류 부총장
  • 승인 2021.11.10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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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근의 한중일 삼국지

오늘은 필자가 존경해 마지않는 한 사업가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 기업체를 운영하며 상하이 한국상회(한인회)회장도 맡았었던 그는 어린 시절 공부에 취미가 없었다고 한다.

우여곡절 끝에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2년제 대학에 들어갔는데 대학생이 되어서도 공부는 뒷전이었다. 그룹사운드 리더가 되어 대학가요제에 참가하는 등, 그는 그저 캠퍼스 속에서 청춘을 즐기기에 여념 없었다. 그리고 군대를 제대한 후 한 가지 결심을 하게 됐다. ‘지금까지는 1등이란 걸 못해봤지만 사회에서는 꼭 한 번 1등을 하고 말겠다’는 다짐이었다.

1980년대에는 너나없이 전자 혹은 무역 등의 유망 분야로 진로를 결정했다. 그런 시기에 그는 아주 엉뚱한 것에 청춘을 바치기로 결심한다. 그게 바로 ‘화장실’이다. 아파트 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던 그 시절 화장실은 그저 용변을 해결하는 ‘지저분한’ 장소로 인식되었다.

서울의 압구정 아파트 단지가 생기기 시작할 즈음 그는 ‘화장실의 변화’에 주목했다. ‘아파트가 늘어나면서 화장실은 집 안으로 들어갈 것이고, 그에 따라 화장실의 이미지나 용도도 크게 바뀌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당시는 ‘욕실’이라는 단어조차 존재하지 않던 시기였기에 그의 아이디어는 당연히 비웃음을 샀다.

이후 그는 무역회사에서 몇 년간 직장 생활을 하며 사회생활의 기본 시스템을 익힌 뒤 스물여섯 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과감하게 창업을 시도했다.

“어렵사리 비행기표 살 돈을 마련하면 곧바로 해외로 나갔습니다.
당시만 해도 동양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앞서 있었던 서구의 욕실 문화를 살피고 
그에 관한 견문을 넓히기 위해서였죠.”

이렇게 많은 국가를 돌아다니다 보니 출입국 관리소로부터 ‘대체 젊은 사람이 무슨 일을 하기에 이렇게 외국을 많이 다니냐’며 따로 조사까지 받은 적도 있었다고 한다. 그렇게 숱한 해외여행을 하면서 그는 그 흔한 대영박물관이나 바티칸 성당에는 발도 들이지 않고 오로지 욕실 하나에만 집중했다. 욕실에 관한 박람회라면 모조리 참석하고, 밤이 되면 야간열차를 타고 돌아다니며 조사를 멈추지 않았다. 한마디로 그는 ‘욕실에 미친 사내’ 였다.

사업을 하다 보면 위기는 언제고 찾아오게 마련이다. 그에게도 많은 위기의 순간이 있었다. 하지만 그는 위기로 인한 고통을 기꺼이 감내할 만큼 자신의 일을 사랑한다.

“이 일은 나를 행복하게 해줍니다. 아주 즐거워요.
내가 지금까지 ‘화장실에 빠져’ 살아오고 지금도 여전히 그렇게 살고 있는 것은 
이 일이 단순한 일이 아니라 나의 취미이며 특기인 동시에 활력을 주는 비타민이기 때문입니다.”

“남들이 갈망하는 것을 한다고 해서 내가 행복해지는 것은 아니죠.
난 오직 나만의 행복을 발견하고 또 그것을 지키기 위해 전력 질주 해왔기 때문에
매일매일 즐거울 수 있는 겁니다.쉽고 재미있게 돈 버는 방법은 아주 간단해요.
자신이 가장 재미있고 푹 빠져 할 수 있는 일을 하면 돈과 행복은 한꺼번에,저절로 찾아오죠.”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과 하는 연애는 그 과정에서 닥치는 위기조차도 달콤한 법이다. 그대가 가장 즐길 수 있고 흠뻑 빠질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연애 대상을 찾듯이 직업을 찾아라. 매일매일 만나지 않고는 못 배기는 ‘운명의 사랑’ 같은 일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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